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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하늘 아래
    카테고리 없음 2024. 1. 23. 23:15


    원제 - 夜空の下で, 2012 작가 - 마스다 미리 24편의 짧은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마스다 미리’의 우주 이야기다. 그러면 우주의 기원이라든지 각 행성에 관해 작가 특유의 그림체로 풀어내 것일까? 물론 그건 아니다. 이건 학습 만화가 아니다. 작가 특유의 그림체와 느긋하면서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단지 그 둘이 주로 이야기하는 소재가 우주에 관한 것일 뿐이다. 작가의 그림체가 단순한데, 그건 인물의 특징이 머리 모양이라든지 옷차림으로 구별할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처음 이야기를 읽을 때, 등장하는 사람들이 다 다른 인물인 줄 알았다. 그런데 중반을 넘어서면서, 뭔가 연결 고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렇다. 이건 한 가족의 이야기였다. 두 사람이 학창 시절에 만나 연애를 하고, 대학 진학으로 멀어졌다가 사회생활을 하고 결혼을 하고, 이후 그들의 자녀로 이어지는 내용이었다. 다만 시간대가 뒤죽박죽 섞여 있고, 나이가 들면서 머리 모양이 바뀌는 바람에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고 알아차리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책을 다 읽고 문득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가 떠올랐다. 그 시에서 이름도 없는 무의미한 존재가 내가 인식하면서 의미 있는 대상이 된다. 이 책에서의 하늘과 별도 그러했다. 그냥 하늘에 떠 있을 뿐이었던 무생물이 등장인물이 그것을 인식하고 생각함으로, 나중에 추억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의미 있는 존재가 된 것이다. 아, 그래서 윤동주는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을 담아냈나 보다. 이야기는 위에서 언급했지만, 잔잔하면서 한 번에 훅 들어오는 그런 뭉클한 문장으로 가득했다. 고등학생, 대학생, 사회 초년생, 신혼부부, 중년의 부부 그리고 부모를 떠나보낸 뒤로 이어지면서 각 시간대에서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특히 ‘내 인생의 심보다는 당신 인생의 심이 더 많이 남았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에서, 나중에 상대방이 최후의 인류가 되고 싶지 않다고 하니 그때만큼은 자신이 더 오래 살아주겠다는 생각을 할 때는, 뭔가 손발이 오글거리면서도 나중에 써먹어 봐야겠다는 마음과 동시에 ‘이게 사랑이구나’라는 감탄마저 들었다. 그리고 ‘달아날 때는 뒤 돌아보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쿵’하고 다가왔다. 살아있는 게 중요하다는 말이 뒤이어 나오는데, 그 두 문장이 이어지면서 큰 울림을 주었다. 그래, 내가 사는 게 먼저지. 내가 죽으면 그 어떤 의미도 없는 거잖아. 또한, ‘계속 빛을 내면 에너지가 떨어지니까 가끔은 빛을 끄기도 해야 한다’는 대목에서는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그렇지, 어떻게 사람이 매번 100% 집중하고 가진 열정을 다 쏟아부을 수 있겠어? 중간에 쉬기도 하고 재충전도 하고 그래야지. 그걸 못하니 ‘번아웃 증후군’에 걸린 사람들이 많은 거잖아. 이번에도 버릴 페이지가 거의 없는 마스다 미리의 책이었다. 아, 각 에피소드 다음에는‘안도 카즈마’의 ‘알기 쉬운 우주 이야기’가 두 페이지에 걸쳐 곁들어있다.
    마스다 미리가 그리는
    작디작은 우리와 거대한 우주의 이야기

    밤하늘 아래 는 ‘여자 공감만화’를 통해 여성들의 대변인으로 떠오른 마스다 미리의 신작이다. 30대 싱글 여성들의 삶과 생각들을 대변해주던 그녀가 이번엔 ‘우주’의 이야기를 그렸다. 종종 잊고 살지만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나 우리 머리 위에는 우주가 펼쳐져 있다. 마스다 미리는 스물네 편의 반짝이는 이야기를 통해 머리 위에 있지만 그 존재를 잊고 사는 우주처럼, 우리가 ‘살면서 잊고 있는 건 없는지’를 뒤돌아보게 만든다.

    날마다 수당도 안 나오는 야근의 연속인 회사원, 퇴근 후 헐레벌떡 놀이방에 아이를 데리러 가는 어머니, 선생님과 수다를 떠는 고교생 등 모두가 나름의 상황과 고민을 안고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거대한 우주에 비하면 우리는 먼지처럼 보잘것없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우리들에게도 너무나 소중한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다. 얼핏 스물네 편의 이야기는 서로 독립적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읽다보면 각 에피소드의 등장인물들이 서로 조금씩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인물들의 관계가 얽히고 설켜 마지막에 다다르면 하나의 거대한 세상이 그려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시작하며
    제1화 운석
    제2화 로켓
    제3화 별똥별
    제4화 별은 어떻게 태어날까?
    제5화 별 이름
    제6화 지구는 하나뿐?
    제7화 공부
    제8화 우주를 알다
    제9화 견우와 직녀
    제10화 열네번째 달
    제11화 우주여행
    제12화 별은 어째서 떨어지지 않는 걸까?
    제13화 떠돌이 행성
    제14화 은하수
    제15화 우주의 냄새
    제16화 시간의 신비
    제17화 목성과 태양
    제18화 다이아몬드 별
    제19화 우주 망원경
    제20화 무지개
    제21화 화성 여행
    제22화 지구는 둥글다?
    제23화 지구의 수명
    제24화 오로라
    특별부록 ? 다네가시마 로켓 발사 견학기 (마스다 미리)
    특별부록 - 미래의 우주 달력 (안도 카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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