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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어드는 남자
    카테고리 없음 2024. 2. 13. 20:03


    하루에 0.36센티미터, 일주일에 1인치(2.54센티미터).가차없는 속도로 끊임없이 키가 줄어들어서, 184센티미터이던 스콧 캐리는 이제6일 후면 0이 된다. 지금 그는 지하실에 갇혀 거미와 싸우고, 먹을 것을 찾아 태산같이 높은 냉장고 위로 기어 올라가려고 노력하는 중이며, 체온을 잃지 않기 위해 손수건을 찢어 옷을 만든다. 그가 이런 지경에 빠지게 된 것은 형의 보트를 타고 있다가 만난 안개 때문이다. 나중에 밝혀지지만, 방사능으로 인해 가공의 변이를 일으킨 살충제 에 노출된 것.<줄어드는 남자>(2007, 리처드 매드슨 지음, 황금가지 펴냄)에 들어 있는 중편 줄어드는 남자 의 이야기다.지금 한창 문제가 커지고 있는 지카 바이러스는 임신부에게 감염되면 태아의 두개골이 작아지도록 만든다고 한다. 한낱 바이러스가 인체에 들어와서 태아의 발생을 변화시킨다니, 자연의 무서움을 새삼 느끼게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줄어드는 남자 가 쓰인 1956년에는 지극히 비현실적인 설정이었겠지만, 이제는 완전히 비현실적이라고 할 수 없는지도 모른다.이 작품의 매력은 이런 설정을 차근차근 현실적으로 묘사하는 데 있다. 아내의 키와같은 172센티미터를 지나 아내를 올려다보게 되었을 때, 더 줄어들어서 아동복을 입은채동네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딸아이를 돌봐주러 온 소녀에게 발각될까 봐 지하실에 갇혔을 때그가 맞닥뜨리는 현실과느끼는 마음이 생생하게 묘사된다.지능과 인식 능력은 전혀 손상되지 않은 채 몸만 줄어드는 것은, 지각 능력이 훼손되는 치매보다 더 가혹한 형벌이다. 500쪽에 달하는 <줄어드는 남자>에는 300쪽 가까운 줄어드는 남자 외에도 단편 9편이 실려 있다. 미국 SF 공포 소설의 전설적인 인물 로서 많은 소설로 쟁쟁한 상을 받은 리처드 매드슨의 작품 세계를 다양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였다.
    나는 전설이다 의 작가 리처드 매드슨의 SF 장편소설 줄어드는 남자 . 평범한 중년 남성이 어느날 점차 몸이 줄어드는 병에 걸리면서 겪는 고통과 외로움을 호러적 상상력과 결합시켜 만들어낸 SF 스릴러로서, 나는 전설이다 와 함께 리처드 매드슨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1957년 특수 촬영 영화 「놀랍도록 줄어든 사나이(Incredible Shrinking Man)」로 제작되기도 했던 이 작품은 현재 2009년 개봉을 목표로 할리우드에서 영화화가 진행 중이다. 이 책에는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의 이름을 알리게 된 영화 「결투(Duel)」와 「환상특급, 2만 피트의 악몽」의 원작 단편 등 국내 독자들에게도 친숙한 리처드 매드슨의 대표 단편 9편이 추가 수록되어 있다.

    리처드 매드슨은 인터뷰를 통해 가장 관심을 가지는 것이 세상 모든 것들로부터 공격을 당하는 고독하고 소외된 남성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나는 전설이다 에서 인류 멸망 후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를 주인공을 내세웠다면, 줄어드는 남자 에서는 모든 것은 그대로인데 자신 혼자만 줄어드는 남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두 주인공 모두 평범하던 인생이 순식간에 뒤바뀌고, 목숨을 노리는 적들로부터 자신을 지켜야 하는 긴장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본능적 성욕을 억제하지 못해 고통을 받고, 대화를 나눌 상대에 집착하며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공통적인 요소들을 갖고 있다. 책에 수록된 단편 중 대표적인 작품인 「결투」, 「환상특급, 2만 피트의 악몽」에서도 똑같은 상황에 처한 남성이 등장한다. 이는 직장에서의 압박과 부하 직원들과의 거리감, 휴식이 되어야 할 가정에서 아내와의 대화는 단절되고 아이들에게는 가까이 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리는 현대의 남성들의 뒷모습과 닮아 있다. 리처드 매드슨은 일상의 공포를 SF 스릴러로 만들어냄으로써 현대 남성의 공포스러운 일상을 패러디한다.


    줄어드는 남자(1956)
    리처드 매드슨 단편들
    2만 피트 상공의 악몽(1962)
    시험(1954)
    홀리데이 맨(1957)
    몽타주(1959)
    배달(1958)
    예약 손님(1970)
    버튼, 버튼(1970)
    결투(1971)
    파리지옥(1994)

    번역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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