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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델라이언
    카테고리 없음 2021. 2. 3. 23:48

    단델라이언

    언젠가 가와이 간지 소설을 보고 가와이 간지는 소설 제목을 거의 영어로 쓴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영어로 쓸 수밖에 없었을 것 같아. 일본말로 민들레는 ‘탄포포’야. 이 말은 어쩐지 민들레꽃보다 꽃이 핀 다음 깃털 달린 씨앗이 날리는 모습 같지 않아. 왜 민들레를 탄포포라 하는지 모르지만(왜 탄포포인지 말한 것 같은데 적어두지 않았어). 단델라이언은 사자 이빨이라는 뜻이더군. 민들레 잎이 사자 이빨과 닮아서 그런 이름이 붙었대. 한국말인 민들레는 어떻게 생긴 걸까. 이 책을 보니 민들레가 잔뜩 피어 있는 곳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노란 게 좋을지 하얀 게 좋을지. 민들레 잎이나 뿌리는 먹을 수 있다는 말 들은 것 같기도 한데 꽃도 먹을 수 있는가 봐. 하지만 요즘은 어렵겠어. 공기가 나빠서. 잘 씻으면 괜찮을까. 공기 나쁘다고 채소 과일 안 먹는 건 아니잖아. 채소 과일에는 농약도 뿌리는데. 히로하라 촌에 있는 문 닫은 목장에는 탑 모양 사일로가 남아 있었어. 사일로란 목장에서 볼 수 있는 구조물로 소 같은 가축 사료 작물을 저장해 발효 사료를 만들려는 창고(63쪽)야. 그 사일로 안에는 땅에서 3미터 높이에 시체가 쇠파이프에 꿰여 매달려 있었어. 시체는 열여섯해 전에 어디론가 사라진 열아홉살 히나타 에미였어. 시체는 미라가 됐어. 어쩐지 그건 자신이 거기에 있다는 걸 말하려는 것처럼 보이는군. 히나타 에미는 꼭 나는 것처럼 보였어. 그 시신을 본 경찰은 대체 범인은 히나타 에미를 어떻게 죽인 걸까 해. 그리고 얼마 뒤에는 높은 호텔 옥상에서 사람이 죽고 불에 타. 피해자가 자신이 죽임 당한다는 신고를 해서 경찰이 바로 그곳으로 달려가지만 범인은 없었어. 그때 그 사람을 죽인 범인은 대체 어떻게 달아났을까 해. 히나타 에미와 호텔 옥상에서 불에 탄 시신 가와호리 데쓰지는 상관있는 사람이야. 열여섯해 전에 일어난 다른 사건과 상관있었어. 소설에서 일어난 사건 말하기 어렵지 않은 것도 있지만 이건 좀 어렵군. 시체가 발견되고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것만 나오지 않고 열여섯해 전에 히나타 에미가 대학에 들어가고 동아리 활동을 하다 어떤 일을 하게 되는 것도 함께 나와. 열여섯해 전 이야기와 지금 이야기가 함께 나오는 거지. 난 앞에서 쌍둥이 여자아이 히타나 유메와 히나타 에미가 일란성 쌍둥이여서 가끔 둘이 바꾼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래도 누군가와 바뀐 게 아주 없지 않았군. 어떤 살인사건은 나중에 보면 꼭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 이번에 그랬어. 사람 삶이라고 할까 일이라고 할까 그런 건 한번 잘못되면 돌아가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어. 아니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어. 한사람 죽이나 두사람 죽이나 괜찮다 생각하다니. 한사람은 남보다 자기 처지만 생각했어. 그걸로 핑계를 댔지. 그것도 마음이 약해서 그런 거겠지. 엄마는 다 마음이 단단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어. 엄마가 현실을 제대로 마주하고 자신을 좋아했다면 더 나았을 것 같은 생각도 들어. 그랬다면 히나타 유메와 에미가 되지 않았을 거야. 좀 멀리까지 돌아간 걸까. 그럴지도 모르겠어. 여기에서 죄를 지은 사람은 자신들이 꿈을 가져서 벌을 받았다는 말을 하기도 해. 꿈을 갖는 건 죄가 되지 않아. 그 사람들은 꿈을 이루려고 하면 안 되는 일을 해서 벌을 받은 거야. 아니 그걸 한다고 꿈을 이룰 수 있는 것도 아니었어. 극좌 계열 단체에 속았다는 걸 알면서도 거기에서 시킨 일을 그만두지 않았어. 환경이 파괴되었다고 하면서 보여주는 사진 다 믿을 수 있을까. 지구 환경이 나빠진 건 맞고 원자력 발전소 때문에 방사능 오염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그것도 가짜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어쩐지 나도 방사능 오염 때문에 식물이나 동물이 이상하게 된 사진을 보여주면 그걸 그대로 믿을 것 같아. 그런 거 제대로 볼 수 있어야 할 텐데. 이 책은 가부라기 특수반 시리즈 마지막 이야기라고 해. 그 사람들 이야기는 하나도 못했네. 가부라기 특수반에서 가장 젊은 히메노 히로미 아버지는 열여섯해 전에 일하던 곳에 강도가 들어 죽임 당했어. 그리고 범인과 아는 사이가 아니냐는 말도 나왔어. 히메노 히로미한테는 그 일이 상처가 됐겠지. 이번에 그 일도 해결돼. 해결된다고 죽은 사람이 돌아오지는 않겠지만,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사건이 해결되지 않으면 피해자 식구는 힘들 듯해. 사람은 쉽게 안 좋은 마음을 먹기도 해. 그건 힘든 길보다 쉬운 길로 가려 해서가 아닐까. 지금 일어난 일을 피하려고. 지금 피한다고 해도 자신이 저지른 일은 사라지지 않아. 무언가 안 좋은 느낌이 들거나 이건 아닌데 하는 느낌이 들면 더 나아가지 않는 게 좋겠어. 희선

    2016년 추리 소설 분야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킨 화제의 베스트셀러 데드맨 시리즈의 완결편. 2012년 데드맨 으로 제32회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 ‘새로운 천재 작가의 탄생’이라는 찬사를 받은 가와이 간지의 네 번째 장편소설이다. 가와이 간지는 데드맨 의 후속작 드래곤 플라이 (2013)에서 ‘삶의 터전을 없애려는 자와 그것을 막으려는 자’의 대결을 통해 인간의 이기와 욕망을 그렸으며, 데블 인 헤븐 (2013)에서는 2023년이라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자본주의가 만연한 고령화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등, 본격 미스터리와 사회파 미스터리, SF물 등 폭넓은 스펙트럼에 이르는 작품들을 발표해왔다. 데드맨 과 드래곤 플라이 에 이어, 가부라기 형사 특수반 시리즈 제3탄이자 완결편인 단델라이언 은 16년 전에 일어난 괴이한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하여, 개인의 순수를 짓밟은 불의와 부도덕으로 점철된 사회의 민낯을 가감 없이 드러낸 작품이다. 전작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 작품에서도 자극적인 사건에만 치중할 수 있는 여타의 장르물과 달리, 섬세한 심리와 내면 묘사가 돋보인다. 또한, 기상천외하고 압도적인 도입부, 허를 찌르는 정교한 트릭과 예측 불허의 결말, 적재적소의 복선 배치와 절묘한 회수 등은 완벽한 ‘페이지 터너’이자,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미스터리물임을 입증하고 있다.

    프롤로그 01 하늘을 나는 소녀프롤로그 02 1988년 에미와 유메 01 발발 02 1998년 3월 만남03 현장 조사04 1998년 3월 민들레 모임05 1998년 4월 반지06 수사 회의07 민들레 나라08 히나타 미쓰코 09 히메노의 과거10 복귀11 히나타 유메 12 큰 뱀13 소멸14 1998년 4월 의문15 민담 16 전화17 1998년 5월 에미와 히로미18 그림자 본부19 1998년 8월 습격20 모토야마 이치로21 1998년 9월 단델라이언22 두 번째 드라이브에필로그 01 결말에필로그 02 유메와 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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